한때 생선과 화장품 등 우리가 먹고 사용하는 것에 많은 양의 중금속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일파만파 충격을 던져준 적이 있었다. 내 몸에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는 중금속에 그렇게 쉽게 노출되어 있을 줄이야. 아마도 다들 예상치 못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 후로 사람들은 중금속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중금속,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으며 어떻게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지 알아보고 예방과 해결책도 함께 살펴본다.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
즐거운 식사시간에 가만히 앉아 반찬을 들여다보면 '혹시 이 음식에도 유해 물질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많은 식품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되어 마음놓고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 밖에서 뭔가를 먹을 때 괜시리 젓가락을 들기가 찝찝해진다.
그런 유해물질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금속이다. 중금속은 아연, 철, 구리처럼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필수 중금속과 수은, 납, 카드뮴처럼 몸에 해로운 유해 중금속으로 나뉜다.
문제는 몸에 해로운 이 유해 중금속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퍼져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양대학병원 산업의학과 김윤신 교수는 "유해 중금속은 체내에 들어오면 체내 물질과 결합하여 잘 분해가 되지 않는 유기복합체를 형성하기 때문에 밖으로 빨리 배출되지 않고 간장, 신장 등의 장기나 뼈에 쌓이게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혈액 만드는 것을 방해하고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며 기형아 출산을 유발하는 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만약 가축이 유해 중금속에 장기간 노출되면 근육, 간장 등에 다량 축적돼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그것을 먹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해 중금속 이렇게 축적돼요
납 -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된 수돗물, 페인트 등을 통해 체내에 많은 납이 쌓이면 급성 중독을 일으킨다. 혈액 속 납 성분은 1-2개월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뼈에 축적된 납 성분은 오래간다.
어린이의 경우 심리적인 불안, 집중력 장애, 학습능력 저하, 산만함, 성인의 경우 폭력적인 경향을 보인다. 최근 어린이들 장난감의 도색, 불량 화장품, 염색제에 대한 노출로 납이 축적될 수 있다.
수은 - 불면증, 관절염, 우울증, 불안, 초조, 식욕상실 등의 증상을 보인다. 급성 중독은 사망에 이르게 되고 미나마타병, 자폐증, 다발성 경화증과 관련이 있다. 치과용 아말감, 유기수은 살충제, 참치나 다랑어 등 덩치가 큰 어류나 오염된 어패류, 수성 페인트 등에서 축적된다. 그리고 임산부가 섭취했을 때 축적된 수은은 태아에게 영향을 미쳐서 자폐증이나 기형아의 원인이 된다.
카드뮴 - 심혈관계의 문제로 고혈압이나 저혈압을 일으키며 피로감, 위장장애,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과 관련이 있다. 페인트, 배터리, 물감, 공장의 폐수, 어패류, 배기가스가 주 오염원이다. 칼슘 대사 장애를 가져와 뼈의 경화, 골격 장애를 일으키고 크롬은 급성 중독되면 10일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비소 - 권태감, 피로, 두통, 근육통, 어지러움증, 구토, 정신착란, 설사 등을 유발한다. 농약의 주성분 중의 하나이다.
알루미늅 -부갑상선 기능저하, 면역저하와 관련이 있다. 노인들의 경우 알츠하이머의 주원인이 되는 중금속이다. 조리기구, 알루미늄 호일, 음료수 캔, 통조림 깡통, 제산제, 화장품 등이 주 오염원이다.
바륨 -구토, 복통, 설사 느리고 불규칙한 맥박, 경련성 떨림, 근육마비와 관련이 있다. 윤활제, 유리제조 공장, 세라믹 소재, 종이 코팅제, 정제설탕이 주 오염원이다.
내 몸 속 중금속 술술 배출법
체내에 쌓인 중금속을 제거하는 데는 약물을 이용하여 중금속을 소변으로 배출되게 유도하는 인위적인 요법과 중금속 제거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여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게 하는 자연적인 요법이 있다. 그렇다면 중금속을 배출하는 데는 어떤 음식들이 효과적인지 알아보자.
녹차: 녹차에 함유된 식이섬유와 엽록소 등의 성분을 모두 섭취하려면 가루녹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로 우려 마시는 것보다 여러 성분을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해조류: 미역이나 다시마, 파래, 김 등과 같은 해조류도 자주 먹는 게 좋다. 해조류의 20-30%를 차지하는 수용성 섬유질 성분인 알긴산이 중금속은 물론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흡착해 배설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마늘: 유황성분이 많은 마늘은 특히 수은, 비소, 구리 등의 축적을 막아준다. 유황성분이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과 결합해 담즙을 거쳐 변으로 배설된다. 유황 성분은 양파, 양배추, 달걀 등에도 들어 있다.
돼지고기: 돼지고기 속에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이 탄산가스 등 폐에 쌓인 공해 물질을 중화시키고 몸속 중금속을 흡착해서 배설한다. 중금속을 해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 중 하나가 바로 아연. 체내에 쌓인 납을 배출하는 데 효과가 있는 아연은 붉은 색 살코기나 굴, 전복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미나리: 녹두나 숙주나물도 해독작용을 돕고 조려서 먹는 우엉도 리그닌이라는 성분 때문에 중금속 제거에 탁월하다.
사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중금속을 흡착하거나 독성 무기물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가능하면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는 게 좋다. 사과 껍질을 사용해 유해 중금속을 제거하는 실험에서 사과 껍질이 납 성분을 95.3% 제거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된장: 된장은 중금속이나 술, 담배 속의 유해 물질을 빨리 배출시킨다.
도토리묵: 아콘산이란 성분이 들어있어 중금속을 없애준다.
김윤신 교수는 "생활 환경 및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들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제품, 물건들을 사용하게 되었고 중금속은 이러한 제품들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또한 토양, 공기, 물 속에 있는 중금속의 경우 지금 당장은 우리에게 큰 피해가 없을 수 있겠지만 자연의 다양한 순환에 의해 결국 우리의 인체에 축적되게 됩니다."라고 말하고 "무분별한 생활 태도 및 물품의 남용을 줄이고 자연환경에서의 중금속 오염 방지에도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