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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묘문화 대안 서대산서 움튼다 (충청투데이)

동 아 2009. 1. 4. 21:04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는 매장문화, 공원묘지, 납골묘, 수목장으로 이어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묘지의 국토 잠식, 환경 파괴, 화장터 부족 등 많은 문제점들이 표출되면서 아직까지도 건전한 장례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세태 속에서 장묘문화 선도를 위해 자리 잡아 나가고 있는 곳이 있다. 충남에서 제일 높은 서대산 자락에 위치한 일불사 일리지움(축복받은 사람들이 사후에 묻혀 사는 지상낙원)이 바로 그 곳.

금산군 추부면 서대리에 위치한 일불사는 기존의 납골묘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며 우리나라 장묘문화의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제도화된 매장문화는 현재 우리나라 국토의 1%를 묘지가 차지하게 됐고 면적은 4800만 우리 국민이 살고 있는 주택 면적의 절반에 이르는 병폐를 가져 왔다. 또 70년대 들어서면서 전국에 공원묘지 열풍이 불었지만 공원묘지가 아닌 공동묘지로 변질되는 폐단을 낳았다. 납골묘 역시 거대한 돌 구조물만을 양산함으로써 관리 문제 등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 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은 차치하고서도 현행 장묘제도로 인해 지출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현행 장묘문화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조성된 곳이 일불사 일리지움이다.

서대산 자락에 둘러싸여 있는 일리지움은 공원에 가깝게 조성되어 있다.

최대 20만기까지 안치시킬 수 있는 이곳은 이용객의 선택에 따라 유골 안치가 가능하도록 여러 유형으로 나뉘어 있다.

외부 공원에는 납골당이라기 보다는 공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탑 형식의 대리석 조각으로 이뤄져 하나에 12기를 안치시킬 수 있는 영탑이라는 가족탑이 조성돼 있다. 또 최신식 건물로 지어진 지장전에는 종교적 아름다움을 더 해 납골당이 혐오시설이란 말을 불식시키는 듯하다.

대전∼진주가 고속도로와 연결돼 편리한 교통시설과 명산을 병풍처럼 치고 있는 것과 함께 저렴한 가격 또한 일불사의 장점이다.

매장의 1/5 가격으로 조상을 모실 수 있고 국가유공자, 효자효부 수상자, 영세민, 독거노인과 일불사 스님이 인정한 사회공헌도가 큰 이들에게는 보다 적은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골호(유골을 담아두는 항아리)는 안쪽에 스테인레스를 덧대 화재나 천재지변 시 유골이 분실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또 해마다 전국적인 합동 천도제(선신(善神)의 위신력과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극락왕생(極樂往生)토록 안내하고 기원하는 의식)를 지내고 있어 영혼의 안식까지 책임지고 있다.

기존의 납골묘에 문제점을 보완한 장묘문화와 함께 종교적인 안식을 조화시킨 일불사는 새로운 장묘문화를 만들어갈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불사 주지 성진 스님은 "일불사 일리지움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장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하겠다"며 "납골시설이 혐오시설이 아닌 공원처럼 휴식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곳으로 가꿔 가겠다"고 말했다.

   
 
   
 

 /금산=나운규 기자·사진=신현종 기자


 [인터뷰] 주지 성진스님
   
 
   
 

"매장문화 청산 시급 정부차원 지원 아쉬워"

"화장률이 매년 10% 정도 증가추세에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장묘문화는 시대에 따라 그 양식을 달리해 변화·발전하고 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는 매장법, 통일신라 이후 고려시대까지는 화장법이 주류를 이뤘고 조선시대에 들어서 매장이 제도화됐습니다."

일불사(금산군 추부면 서대리) 주지 성진 스님은 "현 매장문화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이 노출되고 있는 만큼 납골을 모시는 화장문화로 하루 빨리 바꿔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은 매장 문화는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이를 개선 보완하기 위해서는 유골을 화장해서 납골로 모시는 화장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장으로 인해 잠식되는 국토의 면적이 연간 서울 여의도 면적 3배나 된다고 지적한 성진 스님은 "묘지조성에 따른 산림훼손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으며 여기에 성묘 등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경비 지출도 만만치 않아 매장문화는 어찌보면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불사에 납골을 모실 수 있는 자연 친환경적인 추모공원을 조성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묘지문화를 바꾸는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을 자임하고 있는 성진 스님은 "2007년부터 금산군민 누구나 납골안치를 원하는 사람이면 무료(현재 100여기)로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추모공원 운영으로 발생하는 이익은 전액 금산지역 발전을 위해 자치단체와 협의 후 사용하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불사에는 약 2000여기가 안치돼 있으며 5만여 유가가족들이 방문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일불사는 금산 지역주민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이루어 친환경적인 추모공원으로 잘 가꾸어 후세들에게 남겨줄 금산지역의 유산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추모공원을 휴식공간으로 활용 묘지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고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성진 스님은 갖고 있다.

특히 성진 스님은 "일불사는 이익 발생만을 위한 사설 납골당이 아니며 사회적으로나 정부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장묘문화 개선 저변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나가겠다"며 국가적으로 부족한 납골 시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처음 스님이 됐을 때 바랑 하나 짊어지고 천하를 주유하면서 고행의 길을 걸으려 했다는 성진 스님의 지금 바람은 일불사의 추모공원이 우리나라 장묘문화를 바꾸는데 일조를 하는 것이며 납골당이 정착되면 그곳에서 나오는 잉여음식으로 바탕 복지사설인 양로원을 건립, 오갈데 없는 노인들에게 부처님의 자비를 전파한다는 게 그의 마지막 계획이다.
 /금산=김혁수 기자

일불사 추모공원 분양본부 홈페이지http://www.ilbuls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