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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제사 모실때 (삼색.과일)

동 아 2008. 1. 29. 08:33
[생활] 제사 모실때 (삼색.과일)
 

제사 모실때

제사를 모실 때면 가가례(家家禮)라는 말이 있듯이 제수를 진열하는 방식은

지역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다루며 제수 역시 고인의 생전의 기호나 형편에 따라서

늘거나 줄기도 하고 독특한 것이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과채탕적(果菜湯炙)을 마련하고, 과일을 (홍 동.백 서)

즉 밤, 배,산... 이런 순서로 놓아가는 것에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오색 또는 삼색을 쓰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요하게 치는 덕목 중의 하나는

아무리 간소한 제사라 할지라도 삼색 과일과 포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만약 대추와 밤과 감(감이 없는 계절에는 곶감) 이 세 가지의 과일이  없이 제사를 지냈다면

그 제사는 아니 지냇것만 못하다.이런뜻 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과일을 절대 빼놓지 않는 이유는


첫째로, 대추를 올려놓는 상징적 의미는 빛깔이 좋아서도 아니요 맛이 좋아서도 아니다.

대추의 특징이라면 한 나무에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이 닥지닥지 많이도 열린다는 것이 되겠지만,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대추의 묘한 생리 때문이다.

대추는 꽃 하나가 피면 반드시 열매 하나를 맺고서야 떨어진다는 것이다.

아무리 비바람이 치고 폭풍이 불어도 그냥 꽃으로 피었다가 꽃으로만 지는 법은 없다.

그래서 만약 어느 해에 대추가 흉년이 들거나 풍년이 들었다면,

그만큼 꽃이 적게 피었거나 많이 핀 해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꽃 하나가 반드시 열매를 맺고서야 떨어진다.

그러니 사람들도 태어났으면 반드시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서 가야 한다.

그것도 많이 낳고 가야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제사상에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이는 것은

자손의 번창을 상징하고 기원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 집안의 번영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국가나 민족의 번영을 위해서도

자손의 번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정부에서는 세계최저수준의 출산율(1.16명)로 고민 끝에

“저출산 사회안전망 종합대책”을 강구하는 걱정스런 세태에

다시한번 새겨볼 의미가 있지 않은가 한다.


막 혼례를 올린 신부가 시부모에게 폐백을 드릴 때,

시부모 된 사람들이 대추를 한 움큼 새 며느리의 치마폭에 던져주는 것도 같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둘째로, 밤을 꼭 쓰는 이유도 밤의 생리가 묘하기 때문이다.

한 알의 밤이 땅속에 들어가면 뿌리를 내라고 싹이 나서 줄기와 가지와 잎이 되어

성숙한 나무를 이룬다. 여기까지는 여느 식물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여느 식물의 경우 나무를 길러낸 최초의 씨앗은 사라져 버리지만,

밤만은 땅속에 들어갔던 최초의 씨밤이 그 위의 나무가 아름드리가 되어도

절대로 썩지 않고 남아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렀건 간에 애초의 씨밤은 그 나무 밑에 생밤인 채로 오래오래

그냥 달려있다는 것이다.


궁금하면 일부러 묘목을 사서 뿌리 부분을 감싼 새끼를 풀고 그 흙을 살금살금 파 보면

씨밤이 정말로 생밤 상태 그대로 달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밤의 생리는 이렇게도 묘하다. 그래서 밤은 나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

자손이 몇 십, 몇 백대를 헤아리며 내려가더라도

조상은 언제나 나와 영적으로 연결된 채로 함께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디지로그(Digilog)시대로 가는 요즈음

다시한번 아나로그를 생각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지금도 조상을 모시는 위패, 신주(神主)는 반드시 밤나무로 깎는다.

밤나무가 특별히 결이 좋은 것도 아니요 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반드시 그렇게 하는 이유는

바로 밤나무의 그 상징성 때문이다.

 



셋째로, 감도 역시 그 생리가 묘하기 때문이다.

속담에 이르기를 ‘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 고 한다.

하지만 감 심은데 에서는 절대로 감이 나지 않는다.

아무리 탐스런 감에서 나온 감씨를 심어도 거기서 나오는 것은 감나무가 아니라 고욤나무다.

감씨를 그냥 심기만 해서는 그 나무에 고욤이 열리지 감이 열리지는 않는 것이다.

고욤은 생김새는 감을 닮았지만 크기는 도토리만 하고 떫어서 다람쥐 같은 들짐승이나 먹지

사람은 먹지 못한다.


감나무를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감씨를 심으면 고욤나무가 된다.

그래서 3~5년 쯤 되었을 때 그 줄기를 대각선으로 짼다.

그리고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거기에 접을 붙이는 것이다.

이것이 완전히 접합이 되면 그 다음부터 감이 열리기 시작한다.

만약 장난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줄기가 아니라 가지에 접을 붙이면 한 나무인데도

이쪽 가지에선 감이 열리고, 저쪽 가지에서는 고욤이 열리는 기묘한 일도 벌어진다.

감은 이렇게 묘한 과일이다.


이 감나무처럼 사람이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침을 받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에는 생가지를 째서 접을 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을 겪으며 선인(先人)의 예지를 이어받을 때 비로소

진정한 하나의 인격체로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이 대추와 밤과 감을 제상에 올리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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