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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은 왜 피우고 어떤 의학적 효능이 있을까?

동 아 2009. 3. 25. 22:30

향은 왜 피우고 어떤 의학적 효능이 있을까?

“내 한 몸 태워 당신을 밝히오리다”

사찰에 가면 부처님께 절을 올리기 전 향(香)을 피운다. 또 차를 우려 마실 때 향을 피우며, 대부분의 불교의식에도 향은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스님과 불자가 아닌데도 일부 가정에서 향 피우는 일이 늘고 있다. 향을 이용한 각종 병 치료법이 나오고 다양한 종류의 향이 개발되면서 어느 새 향은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향은 왜 피우고 그 향의 기원은 어디이며 어떤 의학적 효능이 있는 지를 알아보았다.

신라시대 아도화상때 불교와 함께 전해진 듯

우울증.숙면.진통등 신경안정 치료에 좋아

집안서 피울 땐 악취제거.살균에 효과 탁월

 

<사진설명>우리나라의 향은 진하고 투박한 외국의 향과 달리 은은한 자연의 향을 담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사진은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의 모습. 자료제공=국립부여박물관

불교에서 향은 부처님께 바치는 대표적인 6가지 공양물 중 하나로, 해탈향(解脫香)이라 해서 ‘해탈’을 의미한다. 자신의 몸을 태워 만들어낸 향기가 주변을 맑게 하므로 희생을 뜻하기도 하고 화합과 공덕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 비록 형상은 없어도 먼 곳까지 훈훈히 풍기는 만큼 보이지 않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나온다는 말도 이와같은 맥락이다. 불교에서 향은 보이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남아 제 역할을 실천하는 그런 향기이다. 때문에 향 피우기를 수행과 연관시켜 삶의 내면에 향기를 품고 살 것인지 악취를 품고 살 것인지를 화두로 삼기도 한다. 또 향은 불복장물에 사악한 기운이 스며들지 않기를 기원하는 의미와 방충제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우리나라 전통향의 유래는 불교에서 찾을 수 있다. ‘향기를 찾는 사람들’의 대표 박희준씨는 <삼국유사>의 기록으로 이를 설명한다. 그는 향의 도입시기와 불교 도입 시기를 맞물리게 바라보며 이를 신라에 불교를 전한 아도(阿道-묵호자)화상과의 관계에서 찾는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불교가 신라의 국교가 되기 전인 19대 눌지왕 때, 중국의 양나라에서 의복과 함께 향을 보내 왔는데, 이 향으로 아도화상이 공주의 병을 고쳤다고 밝히고 있다. 아도화상은 “향을 태우면 그 정성이 신성한 곳에 이른다”라고 말했다 한다. 이 기록은 향이 불교의 유입을 통해 전래됐으며 단순히 방향제가 아닌 질병의 치료에 쓰였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향은 향내가 진한 외국사찰의 향과 달리 은은한 자연의 향을 담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나무 냄새 같은 자연의 향은 사찰을 찾은 사람들에게 깊은 숨을 들어 마시게 해 긴장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준다. 긴장이 이완되면 어깨 힘이 풀리면서 집중력이 높아지게 마련. 그래서 향이 산만한 마음을 다잡아 주어 숨쉬는 것도 잊어버릴 경지에 이르면 ‘향기가 들린다’고 해서 전문가들은 이를 ‘문향(聞香)’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설명>향을 활용한 각종 병치료법이 나오고 다양한 전통향이 개발되면서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향은 어느새 새로운 문화가 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조계사에서 향공양하는 한 불자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향을 집에서 사용하는 이유는 대부분 그 독특한 향내가 악취를 제거하고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사찰에 가서 향내를 맡으면 왠지 기분이 안정되고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영향이라 할 수 있다.

향이 신경을 안정시키며 병 치료에 효과적이고 특히 우울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은 이미 실험용 쥐의 행동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신경정신과 구병수 교수와 동국대 생명과학기술연구소 이동훈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지난 2004년 연꽃 향을 실험용 쥐에 투입,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연꽃에서 향을 추출해 이를 실험용 쥐에게 일주일간 하루에 두 번 2시간씩 쐬게 했더니 전혀 향내를 맡지 않았던 쥐와 달리 연꽃향을 쐰 쥐에게서 숙면.진통.기억증진.신경안정.항 우울 효과가 나온 것. 구병수 동국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동물의 행동실험을 통해 연꽃향이 우울증 치료와 신경안정, 기억증진의 효과가 있음이 일부 밝혀져 이를 최종 임상실험으로 확인해 상품화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구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앞서의 실험성공을 기반으로 연꽃향처럼 자연과 불교, 한약재를 소재로 한 천연향을 잇달아 연구할 계획이어서 향에 대한 일반의 의학적 관심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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