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대통령

박근혜 '시대따라 소신 변하는 정치인들은 없는가'

동 아 2008. 2. 9. 23:48

'시대따라 소신 변하는 정치인들은 없는가'

   <박근혜 전대표 10월유신에 대한 입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제가 이 기회에 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 시절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옥고를 치르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고생을 한 분들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전 야당 국회의원 황모의원의 말씀을 빌리자면 여러분이 모인 어느 회식 자리에 서 아버지를 심하게 욕한 사실이 알려져, 기관에 불려가 취조를 받았다고 합니다. 신병처리 를 하기 위해 이 일을 아버지께 보고하자 아버지 말씀이 '그 사람들 보통 욕하는 것이 직업 인데 왜 문초까지 하느냐. 모두 풀어 주라'고 지시하신 일이 있습니다. 

 

이 한 예를 보더라도 아버지 본 뜻에 반해서 일어난 일들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식으로서 이런 일들로 인해 고생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습 니다. 그런데 유신이념이 이 지경으로 왜곡된 데는 까닭이 많아요. 유신시절에 책임이 막중한 자 리에 앉았던 정치인들 중에는 유신을 죄악시하는 요즘의 풍토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그 때 반대를 했다. 내가 그때 무슨 힘이 있어 반대를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발뺌을 하는 경우가 쉽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저는 자신이 진실로 나쁜 체제라고 생각했다면 왜 그때 그 자리를 물러나지 는 않았었는가를 묻고 싶어요. 그 높은 자리가 최소한 침묵만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 않았잖습니까. 수 많은 소속 공무원들에게 유신에 대한 훈시도 해야 하고 국민을 향해서 또는 국내외 손님들 을 만나면 설명도 해야 되지 않았었나요. 또 유신이 국가를 위해 그렇게 도 나쁜 일이었다 면 그 자리를 물러 나오면 되는 것을 왜 국민의 세금인 국록을 받으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가라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그때는 뭔지도 모르고 유정회에 들어갔다'고 얘기하는 전직 국회의원도 있는 것 같아 요. 당시 유신은 국가사업의 근간을 이루는 이념이며 철학인데 국록을 받으려고 하면서 국 가정책에 대한 연구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닌가요. 그리고 '그 때는 유신이 좋은 걸로 알았는데 지금은 억압정치의 표본인 것같이 생각이 든 다'는 식으로 발언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경계해야 되겠지요. 그렇게 판단력이 시대에 따라 변질되고 흐린 사람은 앞으로 다시는 공직을 맡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런 분들은 시대가 바 뀌면 또 다른 소리를 할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그런 분들도 실제로는 유신시대의 여러 가지 국내외의 상황을 정치인이니까 저보다 도 더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시대와 분위기가 바뀌니까 말할 용기를 못 가 진 것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그분들이 자기는 이러저러한 소신을 갖고 유신에 참여했다고 정론 을 폈더라면 오늘날 유신이 이렇게까지 매도당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서로 발뺌을 하고 용기를 못내는 바람에 지금 와서는 유신이 무슨 커다란 범죄처럼 돼버렸어요. 유신시대에 몸담았다가 후에 한번도 소신을 피력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당시 국가를 위해서 몸바친게 아니라 '높은 자리'의 부귀영화가 탐나서 유신을 외치고 다녔다고 해석을 해도 되지 않을까요. 우리사회는 소신없는 정치인, 시대에 영합하는 정치인들을 규탄하지만 실지로 그런 사람들 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그런 사람들이 발붙일 곳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는 소홀한 것 같습니다. 

 

유신시절 신문, 잡지 기타 여러 모임을 통해 유신에 관해 발언한 기록들이 많을 줄 압니다. 그때의 기록과 지금의 발언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해 보면 그 인물 됨됨이를 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유신의 평가는 한 방향으로 왜곡돼 왔다고 여겨집니다. 유신 하면 장기집권을 위한 음모라는 등 나쁘게만 표현돼 왔습니다. 워낙 유신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게 굳어진 이때 제가 유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서니 어리둥절하실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박근혜씨는 '만일 이 글을 읽는 분이 당시 대통령이었다면 3천만 국민의 생명을 궁극적으 로 책임지는 자리에서 그때의 국내외 정세 하에서 어떤 단안을 내렸을까를 생각해 봐 주시 기를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