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친필 휘호가 담긴 도자기

동 아 2008. 2. 2. 10:55
박정희 대통령 친필 휘호가 담긴 도자기
[오마이뉴스 박형숙 기자]국회의원실을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의미있는 구절을 적어놓은 액자들을 마주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게 의원들의 초심을 일깨워주는 풍경소리 같은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각 의원실의 문자향을 하나씩 건져 올려 그것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먼저 각당 대표의 의원실부터 찾았다. 이 연재가 '낭만이 없어진 정치판'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한모금의 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의원회관 방에 있는 항아리. 박정희 전대통령이 78년 `자주총화 국리민복(自主總和 國利民福)`이라고 쓴 글씨를 항아리에 새겼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문자향'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국회, 당사 대표실에는 편액은 커녕 이렇다 할 장식·소모품이 없어 썰렁할 정도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국회 의원회관 500호에 위치한 박 대표의 사무실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청와대 시절 나란히 찍은 대형 사진액자가 방을 채웠다. 가로세로 1미터 크기의 이 사진액자가 방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소모품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액자는 작년 가을 박 대표 삼성동 자택 지하실로 자취를 감췄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시도는 '아버지 후광'을 벗어나려는 의지 아니냐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대형 사진액자가 철거된 뒤 박 대표의 사무실에는 그의 축소판인냥 박정희·육영수 사진액자가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 방 한편에는 '모든 일이 뜻하는 바와 같이 이뤄진다'는 뜻의 '만사여의(萬事如意)'라는 족자가 걸려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다른 한켠에는 '만사여의(萬事如意)'라는 족자가 걸려 있다. '모든 일이 뜻하는 바와 같이 이뤄진다'는 뜻으로 정초 덕담으로 많이 회자되는 말이다. 하지만 박 대표측은 이 족자에 대해 "정치입문 시절 대만의 한 인사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대신 박 대표실의 정호성 보좌관은 도자기 하나를 소개했다. 이 도자기는 1998년 국회의원 당선 직후 한 지지자가 직접 구워 보내온 것으로 '자주총화국리민복(自主總和國利民福)'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져 있었다. 1978년 작성된 이 휘호는 유신말기, 박 전 대통령이 자주국방과 국민총화를 유난히 강조하던 시절에 작성되었다. 박근혜 대표는 당시 새마음봉사단 총재로 있으면서 아버지의 이 같은 구호를 알리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내친 김에 박 대표의 '마음 속' 문자향도 물었다. 며칠 뒤 대표 비서실의 관계자가 박 대표에게 직접 물어 알려준 글귀는 이랬다. '바르고 현명하게 살자'.

/박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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